인터넷 서점에서 월간(혹은 계간) 잡지를 찾아보게 된 것은 순전히 배송료를 물지 않기 위한 자투리 서적을 찾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단순하게 잘 알려진 버스터미널에서 볼 법한 영화 혹은 시사잡지를 검색하여 골라 담았는데, 이것이 과연 근본적으로 나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까 의문이 들었다. 물론 거기에도 평론이나 주제토론과 같은 지면도 있지만 독자가 생각할 여지를 남겨 놓은 잡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것인 [스레드 THREAD]이다. 이 잡지는 총 100쪽 남짓되지만 내용은 정말 알차다. 책값도 아주 착하다. 그리고 종이잡지로 인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은 QR코드와 팟캐스트를 통해 반복, 부연, 심화하는 노력까지 보여준다. 그래서 책주문할 때마다 꼭 껴서 같이 주문을 하고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지인에게 가볍게 선물을 하기도 한다. 이번에 구입한 분은 #18, `23 11월호 "디지털은 독점 없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까"이다.
이번 호의 주제에 맞게 겉표지도 옛 구글 웹사이트의 검색창을 비롯해 새하얗게 표현되어 있어 인터넷이 보급되던 시절의 모습이자 약 25년여 전으로 과거로 회귀한 듯한 느낌을 준다. 사실 이번 스레드를 마지막으로 정가 6,000원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후 `24 1월부터는 정가 9,000원의 월간 시사저널로 그 명맥을 잇게 된다. 개인적으로 아직 9,000원 스레드는 구입을 하지 못했는데, 다음에 꼭 한번 구입을 해보고자 한다. 아마도 더욱 알찬 내용을 위해서는 부득이 가격인상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이번 호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총 여덟 가지의 세부적인 해설과 인터뷰 그리고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로 구성된다. 해설은 먼저 구글, 카카오, 애플, 아마존의 미래 사업방향에 따른 플랫폼 구축에 대하여 주제를 전하고,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 '잘파 세대'에게 부족한 기계조작법, NPR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의 한국판에 대한 단상, 마지막으로 충북 괴산의 초대형 가마솥을 통해 본 지방자치의 나아갈 바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이어서 인터뷰는 의류기업 '도큐먼트'의 브랜드 철학과 적용에 관하여 생생한 대담을 느낄 수 있고, 들어가고 마치는 글에서 각각의 섹션을 담당한 이들의 솔직 발랄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눈여겨봤던 곳은 월터 아이작슨의 글쓰기 원칙에 대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아이작슨이 지향하는 글쓰기는 '설교자가 아니라 이야기꾼이 되는 것'이라는 말에 큰 울림을 받았다. 또한 이에 앞선 자료조사에 있어서 '기자 유형'과 '학자 유형'이 있는데, 아이작슨은 두 가지 모두를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글을 쓰게 하는 마음 즉, "호기심"이 있다는 것에서 이것이 진정 그가 집필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나의 삶의 자세에 있어 바로 적용해 보리라 다짐하였다.
마침 에필로그를 보니 겉표지를 하얀색으로 의도한 것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구글이 보여 주지 않는 정보는 잊히고 감춰진다.
독점 기업 구글은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한다
......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시대 다음의, 더 다양한 색채가 존재하는 곳을 상상해야 한다.
시사하는 바가 참 많다. 함께 읽고 느끼며 공감해 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엉뚱 소심 유령 탐정단 1]도서 리뷰 (0) | 2024.08.25 |
---|---|
[호박 목걸이] 딜쿠샤 안주인 이야기 (1) | 2024.08.24 |
[반려하시겠습니까] 나의 반려동물을 추억하며 (15) | 2024.08.19 |
[뉴필로소퍼 vol.22] '용기에 대하여' 도서 리뷰 (7) | 2024.08.09 |
[너에게만 알려 주고 싶은, 무결점 글쓰기] 진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예찬 (18) | 2024.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