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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편을 읽고

by 진짜짜장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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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말 출간한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이하 '제갈량 심리학') 1권에 이어 두 달여만에 2권이 나왔다. 
'제갈량 심리학' 1권은 와룡산에 있던 제갈량이 삼고초려를 통해 세상에 이름을 드러내고, 유비의 군사(軍師)로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촉한이 형주땅을 차지하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했는지를 심리적으로 풀어갔었다. 이에 이어 2권은 천하가 삼국으로 나눠진 이후 촉의 승상으로서 행했던 일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편의 표지 앞, 뒤

 책은 총 다섯 챕터로 구분된다. (1권에 이어서)'5부 제갈량, 맞수를 만나다'는 '제갈량 심리학' 1권의 후미에 '칼을 빼들고 제갈량에게 달려든 이가 누구일까?'궁금증을 자아내게 한 끝맺음의 대답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 맞수는 바로 방통이다. 방통은 사마휘가 '와룡과 봉추 중의 하나만 얻어도 능히 천하를 편안케 할 수 있다'라고 말할 정도로 제갈량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인물이다.
5부와 6부는 방통과 제갈량을 함께 책사로 두었던 유비를 보며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먼저 방통의 경우, 제갈량이라면 절대 못할 '도덕 배제'를 통해 유비에게 명분을 심어주고, 유장의 서천땅을 빼앗기 위해 세 가지 계책을 제시함으로써 결국 유비의 인지부조화를 해결하여 '서천'공략에 앞서 '부수관'을 손쉽게 얻었다. 여기 유비와 방통의 즐거웠던 마지막 때가 묘사되고 있다.

유비와 방통의 대화를 통해 엿볼 수 있는 '행위가 태도를 바꾼' 사례

  태도가 행위를 결정하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위와 같이 행위도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이 역시 인지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리라. 그리고 술에서 깬 다음 날 유비의 사과를 받는 방통의 대답 또한 함께 잘못을 나누며 참으로 현명히 대처했다. 이어진 6부는 관우·장비 그리고 유비의 죽음과 유선시대에도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제갈량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가운데 유비가 촉의 황제에 오른 뒤 도원결의로 인해 더욱 커진 관우와 장비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고자 동오에 무모한(?) 출병을 결심하는 모습을 보는 시각이 매우 흥미롭다. 

"순간의 '충동'은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인생에서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일을 행할 때 이해득실부터 따진다면 그 인생은 너무 비루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백제성에서 유비가 한 유언은 이후 제갈량의 삶에 큰 족쇄처럼 작용한다. 이는 유비가 제갈량을 더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가능했을 대목이다. 그리하여 제갈량은 '몸을 굽혀 모든 힘을 다하여 죽은 후에야 (정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후 7부와 8부는 마속과 관련된 사건들이 눈에 띈다. 마속은 유비가 유언에서 "말이 실제보다 지나친 사람이라 크게 써서는 안"된다고 깊이 당부했었다. 하지만 '수면자 효과'라고 불리는 심리 현상이 제갈량에게 발생하여 마속은 남만 평정의 기본방향을 제공하고 '가정'전투에서 사마의에게 완패하였다. 결과적으로 이 두 가지 사건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 피해와 물질적, 심리적 손실을 얻게 된다. '수면자 효과'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수면자 효과: 신뢰도가 낮은 출처에서 나온 메시지의 설득효과가 시간이 지나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 참고로 권위자의 말과 같이 신뢰도가 높은 메시지의 설득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 감소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적으로는 과거 다른 사람의 말을 시간이 흐른 후 마치 자기 의견인 양 말하는 경우를 수면자 효과라고 한다. 즉, 시간이 지나면서 메시지의 출처에 대한 기억은 사라지고, 그 메시지에 대한 태도는 긍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수면자 효과 [Sleeper effect] (상식으로 보는 세상의 법칙 : 심리 편, 이동귀)

 

거문고 타는 제갈량과 군사를 뒤로 무른 사마의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이하 '조조 심리학') 2권의 마지막에 상당한 기회주의자로 묘사하고 있는 사마의의 등장은 내용의 흥미진진함을 더한다. '가정'을 빼앗기고 '서성'에서 사마의에 15만 대군에 비해 2천500이라는 턱없이 부족한 군사를 뒤로 물리고 성벽에 올라앉아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 제갈량이 사마의를 '공성계'로 속인 것이 아니라 제갈량과 사마의가 함께 '공성희'를 연기한 것"이라는 심리학적 해석에  무릎을 쳤다. 절정의 고수 두 사람이 모두를 속인 '말로는 전할 수 없고 느낌으로만 알 수 있는' 두 사람만의 협주! 이를 빌어 몇 편의 중국 무협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특히 장이모우 감독의 "영웅"에서는 무명(이연걸 분)과 장천(견자단 분)의 싸움을 무술이 바둑의 수싸움과 같고, 고수의 무술은 음악과도 상통한다고 하였다. 실제로 두 사람의 상상 속 살벌한 싸움은 음악과 같은 예술로 승화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거문고를 타고 있는 제갈량과 사마의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 이면에 수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장이모우의 영화 '영웅' 중 기원에서의 한 장면

이 외에도 제갈량의 말년에 속고 속이는 관계가 심리학적으로 정나라 하게 묘사되고 있으니 그의 마지막을 '제갈량 심리학'2권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심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꼭 삼국지 덕후가 아니더라도 몇 천년 전의 우리와 같은 인물들에 대한 해석이기에 실제 삶의 디테일한 부분에서 심리학을 적용해 보고자 한다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참고로 '제갈량 심리학 '1권에 대한 서평은 다음과 같습니다.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1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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