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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의 로블록스 모험일기; 피기] 로블록스 게임 동화를 읽고

by 진짜짜장 202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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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우리 집 어린이의 게임을 하나하나 섭렵 중에 있다. 처음에는 아이와 같이하는 시간이 다른 아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생각해서 무언가 함께 공유할만한 거리로 게임을 같이 시작했는데, 오늘 서평을 쓰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요즘은 내가 더 한 것 같다. 사실 '로블록스'도 같이 한번 해볼까 하며 아이가 하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지켜보던 게임이다. 아직 정확하게 개념이 서있지 않지만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알까기'나 하던 고전 게임과는 사뭇 다르게 매우 개방적이고 그래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은 로블록스 게임 안의 "피기"라는 공포 탈출 게임 중 하나로 영국 애니메이션 '페파 피그'의 캐릭터를 사용하였다. 세부적으로 "피기"는 제한된 시간 안에 탈출하는 게임으로 이를 성공하기 위해 그때그때 다른 아이템을 사용하게 된다. 또한 여러 챕터들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다양한 장소에서 악당 '피기'를 만날 수 있다. 

[뉴비의 로블록스 모험일기; 피기] 겉표지

그래서 이 책은 "피기"라는 게임을 즐기고 있는 누군가의 스토리가 있다면 이런 이야기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으로 마주하게 된다. 즉, 주인공 '뉴비', 그리고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은 모두 게임 속에서 만나게 되는 가상 속의 '캐릭터'이지만, "피기"라는 게임을 하고 있는 현실의 '플레이어'이다. 캐릭터가 플레이어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몇 년 전 나왔던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플레이어 원'에서 소개된 메타버스의 배경처럼 말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

2045년, 암울한 현실과 달리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에서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지 갈 수 ...

movie.naver.com

또한 TV예능으로 '대탈출'이란 프로그램의 내용이 책을 읽는 내내 연상되기도 하였다. '대탈출'에 나오는 인물도 본인의 원래 모습보다는 TV에서 보이는 자신의 콘셉트에 충실하게 행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가상세계 속에서, 현실에서는 겪기 힘든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문 뒤의 방이 또 다른 방으로······그리고 또 다른 방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치 끝없이 이어지는 문과 방으로 된 미로 같았다.
여긴 진짜 미궁인 걸까?

 

책 속의 '피기'는 인물은 좋지 않은 표현을 돌려가면서 사용하며 이 공포게임의 절대악으로 상징된다.

  "소름 끼치는 늙은이 / 정신 나간 늙은이 / 늙은 수다쟁이 기괴한 늙은이 / 밤의 악당 등등..." 왜 늙은이라고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일부러 한 설정인지, 다른 의도가 있는지 책 속에서는 전혀 찾을 수가 없지만 이 쿰쿰하고 기괴한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라면 무언가 어둠의 세계를 만든 절대적인 존재로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만 할 뿐이다. 

 '피기'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 단서를 통하여 사건을 진행한다. '매드시티', '그래니'라는 로블록스의 다른 공포 게임들, 부엌의 무기(아이템), 카를로스의 실종, 카펫에 감춰진 좁은 문, 곰덫을 비롯한 용암구덩이, 끝도 없이 깊은 구멍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 등의 단서는 살아남기 위해 뉴비와 친구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절대강자 '피기' 앞에 섰을 때 그를 쓰러뜨릴 실력 혹은 또 다른 '+a'를 갖기 위한 과정이었고, 그만한  실력이 있다면 '피기'를 무너뜨리고 감히 탈출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뉴비의 로블록스 모험일기; 피기]의 목차

 책을 읽으며 나 역시 게임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 매우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로블록스라는 게임플랫폼의 특징상 일부 게임이 자칫 걸러지지 않은 폭력적이고 생명이 경시된 내용, 일반적인 사회의 옳고 그름 등을 분별하기 힘든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염려되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 번역된 표현들도 약간은 아무거리낌 없이 드러나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게임을 게임자체로만 즐길 수 있는 분별력을 가졌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즉, 게임과 도서의 콜라보라고 해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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