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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마 2]를 읽고

by 진짜짜장 2023.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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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는 지리적으로 육지와 떨어져 있는 섬나라 인 탓에 수많은 전설과 신화가 아직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아직도 시내를 거닐다 보면 볼 수 있는 많은 점집과 사당, 그리고 시시 때때로 행해지는 각종 신들에 대한 제사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읽게 된 [심마 2]는 심마 1편에 이어 제주에 전해져 내려오는 재미있는 설화와 현재도 자행되고 있는 잘못된 처사들을 함께 그리고 있다. 총 다섯 가지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 처음은 제주의 북동쪽에 위치한 '구좌'를 배경으로 전한다. 

[심마2] 겉표지

 첫 번째 이야기는 '영등환영제'로 음력 2월 1일, 소라 속이 비고 큰 바람이 불 때 영등할망을 맞이한다는 내용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자청비(자청하여 낳은 (여) 자식)'란 제목으로 문도령과 정수남이 그리고 후에 서천꽃밭에서 신선이 되어 농사를 주관하는 농경신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어지는 세 번째 이야기는 강남천지국의 백주또와 제주섬의 소천국의 탄생과 혼인, 이후에 각각 웃송당과 알송당의 신(神)이 되었고 웃송당은 마을 본향당으로 아직까지 마을 사람들이 섬김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특별히 옛이야기도 그렇지만 '심마'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을수록 등껍질이 커져 퐁낭(팽나무)으로 정착하고 점차 쉼팡(널찍한 돌)으로 커져 아이들 놀이터가 된다고 하는 전설 속 전설 같은 이야기와 현실에서 4·3사건으로 소실된 마을의 '퐁낭'만 남은 곳에 원주민들의 삶을 무시하고 무분별한 벌목을 자행하는 개발업자들에 대한 비판을 '웃음웃을 꽃'과 '(나무) 씨앗'을 통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나 역시 제주의 자연이 경제적인 논리로 파괴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제주의 주된 수입원이 관광이기는 하지만 제주를 사랑한다면 관광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아름답고 나이스한 모습의 이면에 제주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원래의미를 상실한 단지와 건축물들로 환경이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 나오는 이야기의 내용 또한 원주민의 삶과 이를 해하려는 (마마병을 퍼트리는) 마마신에 대항한 산호수에 대한 전설이다. 이에 대한 현대판 마마신은 제2공항건설이며, 이는 대를 이어 살아온 지역민을 내쫓기 때문이다. 지금도 어쩌면 '상군 해녀'와 같은 해결사가 절실히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이야기는 구럼비(바닷가)와 (아이와 연관된) 할망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구럼비는 나중에 찾아보니 제주 해군기지 건설부지인 강정동의 지명이라고 한다. 이 역시 평화로운 우리 마을을 갈망하는 제주 현지주민들의 마음을 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신공항건설이나 해군기지건설로 지역주민들은 분열되었고, 그것의 취지는 자기들의 이익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모든 사회논리가 그렇지 않은 게 어디 있겠느냐마는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한마음 한뜻으로 모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심마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들도 계속 이어지고 그들의 환경도 예전처럼 보전될 수 있기를 이 책을 읽으며 간절히 소망해 본다.    

[심마2]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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