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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땀눈물, 아나운서]

by 진짜짜장 2022.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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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땀눈물 아나운서 / 이선영 / 상도북스(22.5.20)

먼저 이 책의 '피땀눈물'이라는 제목이 가장 눈에 띄었다. 언제부턴가 짬짬이 읽고 있는 [미쳐야 미친다](정민/푸른 역사)라는 책과 내용이 일맥상통할 것 같았고, 그렇게 치열하게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에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그런데 지은이가 아나운서? 언제나 단정한 용모와 정확한 발음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보여지는 모습들로 평가되어지는 사람들 아닌가! 또, 이선영이라는 분은 누구지? 잘 모르지만 페이지를 펼쳐보기로 했다. 이름과 얼굴이 매치가 안되는 것이 어쩌면 개인적으로 "아나운서"란 하나의 동일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분들로 인식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책 내용은 에세이 형식으로 술술 읽혔다. 때로는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고, 갑자기 소주 한잔이 생각나서 간단히 야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으며, 격한 공감에 밑줄을 긋고 여러 번 따라 읽어 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아나운서라는 직업도 중요할 수 있지만, 역시나 모든 일에는 성실함, 진실됨, 간절함 같은 기본기(?)가 무장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또한 나 역시 이미 불혹이 넘은 나이에 빠르게 되풀이되는 일상 한가운데, 집안의 가장으로서 아니 근본적으로 "나"라는 사람으로서 고민하고 걱정하던 것들이 결코 나만의 사정은 아니었구나 싶은 공감의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이 책은 몇 가지 키워드로 "아나운서 선영씨"(이하 선영씨)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성실"이다. 방송을 대하는 기본자세는 '약속'이며 곧 '의무'라는 것이고 그 약속된 그 시간, 바로 그 곳에 있는 것이 강렬한 한 방이 아닌 사람들의 기억 속에 천천히 스며들어 기억에 오래 남는 아나운서가 되고자 하는  것이 선영씨가 지향하는 삶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겨자씨 보다 작은 결절이라는 계기에 의해 묵묵히 내자리에서 삶의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주어진 일이 곧 나의 일이라는 사명감이 생긴 것도 성실함이라는 바탕 위에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두 번째는 "설렘"이다. 선영씨는 늘 새로운 도전에 열려 있는 사람이고 싶다. 그 원초적인 이유에 '설렘'이 있다. 방송은 늘 새롭고, 즐겁고, 나를 설레게 하는 인생의 충전소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활력을 쭉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미래를 꿈꾸며 인생 이모작 준비의 기준에 있어서도 과정을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가 기준으로 작용한다. 좋아서 하던 일을 열심히하며 두려움 보다는 설렘이 빠져들어 신나고 즐거웠다면 안주함에서 오는 안락함보다는 도전이 주는 설렘을 즐겨보고자 한다. 즉, 선영씨의 나아가고자 하는 결론은 "그렇다, 나는 유연해져야 한다."

 세 번째는 "나눔"이다. 봉사는 오히려 내가 받으러 가는 것,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며, 내가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는 축복의 통로가 되는 길이다. 이는 비전트립을 통한 기적과 은혜의 체험이 선영씨를 둘러싼 삶이 주는 은혜에 감사해야 함을 알게 하였고, 나눔을 숨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로 체질화하고자 아이를 이끌게 되었다. 또한 그녀의 삶에 맞춘 부모님의 성실과 정성, 특히 어머니의 피땀눈물로 오늘 아나운서로서의 하루가 완성되고 있음에 감사함과 죄송함을 느낀다고 한다. 여자 아닌 엄마로서만 존재하겠다는 내리사랑 앞에 희생을 배웠으리라.

 네 번째는 "진심"이다. 생방송의 묘미는 순간의 진심이다. 말 한 마디에 진심, 웃음 한 번에 진짜 즐거움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 된다. 하지만 그 변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선영씨 자신이 아닐까? 또한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진실된 마음가짐은 어디에 있든 봉사하는 삶을, 그리고 그것이 나의 소명임을 확신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관계"이다. 사회생활에 있어 일보다 힘든게 관계가 아닐까?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있어 감정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기준에서 어긋난 부분만 짚어내는 혜안을, 그리고 사적으로 통하는 것과 일할 때 합이 맞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것 등 선영씨를 둘러싼 인생의 멘토들을 통하여 그렇게 함께 크며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선영씨도 중견 아나운서로서 어쩔 수 없는 '꼰대'인가보다. 여기서 말하는 꼰대란 후배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발산하는 인생 선배! 관계에 있어 꼰대력은 조심해야할 연륜의 발산이 아닐까 나 역시 한번 뒤돌아보았다.(이미 자랑스러운 꼰대였다)

 

 선영씨는 지난 십팔년동안 누구보다 치열하게 아나운서로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본캐와 부캐를 넘나들며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다. '나의 가치를 알아보는 마음'이란 문구를 보며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과 나라는 브랜드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진심으로 움직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세상 살아가는데 있어 아무리 거짓과 편법이 난무한다 하더라도 '성실, 진실, 노력, 열정'등과 같은 변치않는 것들에 대한 믿음은 아직까지 내가 찾지 못하였을뿐이며 가장 고귀한 가치임을 새삼 깨닫는다. 

선영씨의 다짐과도 같은 글귀를 끝으로 서평을 마친다. 

 

"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에 갇히지 않을 것.

좋아하는 걸 찾아서 계속 도전하는

마음과 자세를 유지할 것.

도전하는 사람과 계속 함께 발전해나갈 것.

부정적인 이야기에 억눌리지 말고,

좋은 충고를 무시하지도 않을 것.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고 조바심 내지 않을 것.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것.

더 이상 미루지 않을 것."

[피땀눈물, 아나운서] 저자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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