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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도서 리뷰

by 진짜짜장 2026.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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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선거는 우리 지역의 일꾼을 스스로 선출한다는 좋은 취지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선거운동기간에 어느 때보다 데시벨 높은 소음을 그러려니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벌써 2018년인가? 당시 나는 강도 높은 선거운동의 시끄러움을 상쇄시킬 목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이렇게 어부지리로 지금까지 열심히 듣고 있지만 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연주할 줄 아는 악기가 있는 것도, 전문적으로 악보를 볼 줄도 아는 것도 아니기에 아직까지 내 '듣는 귀'의 수준을 문외한이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최근 '하루키'에 관심이 생긴 탓에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란 책이 눈에 들었고, 전에 (잘 생각은 안 나지만) 모 TV프로에서 누군가가 이 책이 굉장히 좋았다고 말한 기억이 있어 선뜻 구매하여 읽게 되었다.

 사실 '오자와 세이지'란 분을 그냥 일본 음악가? 지휘하시는 분 정도로만 알았다. 그래서 지레짐작으로 '하루키'의 문학적인 생각과 음악적인 부분의 일맥상통함이라든지 다름에 대한 서로의 해석과 같은 접점과 평행선의 이어짐과 같은 느낌으로 책을 생각했었다. 책을 읽는 가운데 그 예상은 정확히 빗나갔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는 '하루키'나 인터뷰받는 '세이지'씨 모두 대단한 거장의 반열에 있는 분들이라는 느낌은 그대로였다. '하루키'의 비전문가적 입장에서의 클래식을 비롯한 재즈 등의 깊은 조예에 감탄했고, '세이지'의 평생을 열정을 다해 일구어 온 지휘자로서의 정직한 철학에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이 인터뷰를 통해 나는 오케스트라 음악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함께 이를 감상하는 전체적인 감상의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최근 6개월 넘게 <디즈니+>에 "존 윌리엄스 인 도쿄"라는 프로를 즐겨보고 있다. 영화음악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존 윌리엄스'와 당시 연주를 맡은 '사이토 기넨' 관현악단이 도쿄 '산토리홀'에서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을 주제로 한 연주실황을 녹화한 영상이다. 사실 '존 윌리엄스가 등장하며 잠시 '오자와 세이지'에 대한 언급이 있지만 그와 깊은 관련이 있는 공연임을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았다. 책의 내용을 품고 이들의 음악을 다시금 감상해 보았는데, 지휘자의 성향과 오케스트라의 훈련, 그리고 이를 보는 디테일한 관전포인트를  다양하게 느낄 수 있어서 새로운 흥미로움으로 다가왔다.

지시를 내리면 개개의 연주자가 바람이 잘 통하게 돼요.
전체를 지휘하는 것도 확실히 중요하지만, 세세한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나가는 것도 중요하죠.

 

좋은 음악이 완성되는 데 필요한 것은 일단 스파크(발화)이고, 그다음이 마술이다.
둘 중 하나라도 빠지면 '좋은 음악'은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음악은 그들 사이에서 '공감'을 구하고자 하는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이 행위 자체에서 청중 역시도 공감하며 자연스레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음악을 귀 기울여 들을 수 있음은 나에게도 이제 단순히 소음을 덮어버리는 영역을 넘어서 세상과 소통하는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이를 이해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자와 세이지'님은 2024년 2월 6일 생을 마감하였다. 이 인터뷰가 2010년 11월부터 약 일 년에 걸쳐 이뤄졌으니 그가 식도암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중 자신이 경주한 그간의 음악적 행적과 철학을 돌이켜보며 진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2주기를 바라보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음악과 삶에 대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지는 듯하다.  아마도 인터뷰를 주도한 '하루키' 역시 그러했으리라.

음악이란 것은 그 정도로 저변이 넓고 속이 깊기 때문이다.
벽을 통과하는 유효한 통로를 찾아내는 것, 그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작업이 된다.
어떤 종류의 예술이 됐건 자연스러운 공감이 있는 한, 통로를 반드시 찾을 수 있을 테니까.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에 사랑을 가지고 있다. 비단 이 수준까지 도달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개성과 방향성을 가진 존재감 있는 목표점에 다다르고자 노력한다. 앞서 커뮤니케이션 영역의 확장에 대한 기쁨을 생각해 보았지만, 내 일의 예술적 경지에 도달함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어쩌면 끊임없는 연습의 반복이 아닐까? 꾸준히 그 자리를 지키고 그 행위를 멈추지 않고 지속할 때 언젠가 자신만의 철학이 갖춰지고, 다음 세대에 물려줄만한 정신적 자산이 마련되리라 생각한다. 이것이 오늘,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읽으며, '세이지'와 '하루키'의 인터뷰를 듣는 이 책의 속 깊은 가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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