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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감나무집] 제천 순대국밥 맛집

by 진짜짜장 2025.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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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새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일 절기상 小寒이라더니 정말 소한의 추위는 꾸어다가도 하는가 보다. 마침 식구들과 따듯한 국물 한 사발을 들이켜고 싶었다. 초등 고학년인 아이가 언제부터인지 순대국밥을 메뉴에서 거르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사실 나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국밥을 즐겨 먹었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만큼은 꼭 국밥을 먹고 마리라는 다짐하에 근처 맛있다는 국밥집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마침 지난번 후배 녀석이 맛있게 잘 먹었다는 집이 있어 식구와 고민 끝에 함께 가보기로 했다. 이름하야 "감나무집"이다. 

법원 근처에 오랜만에 와보기도 했지만 이런 국밥집이 생겼는지는 사실 금시초문이었다. 들어서니 단출한 가정집을 리모델링하여 식당으로 개조한 구조였다. 메뉴는 순대국밥과 소머리국밥과 술국 그리고 이들 정식, 그리고 순대류, 수육류, 순대 및 낚지 볶음과 같은 안주가 있었다. 전골이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어쩌면 이 정도 사이즈의 식당엔 단출한 국밥 한 그릇이 훨씬 잘 어울릴 것만 같았다. 주문하고 내주시는 물이 '감잎차'였다. 겨울이라 따뜻하게 해 주셨는데, 그 우러나오는 향과 맛이 국밥을 아직 먹기도 전에 깔끔함과 따스함을 전해주는 것만 같았다. '순대국밥정식'과 '순대국밥'을 시켰는데, 정식에 곁들여  놋그릇에 맛보기로 나온 순대와 머리 고기, 간이 정말 먹기 좋게 썰려 있어서 좋았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밥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쌓였다. 실제 국물은 사골국물 같았는데,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따로 소금이나 다진 양념 간을 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특히 아이도 매운걸 못 먹는데 이건 잘 먹는 걸로 봐서는 입맛에 잘 맞는 것 같았다. 반찬도, 국밥도, 머리 고기도 過하지 않았다. 든든한 한 끼이지만 적당한 포만감과 깔끔함이 돋보였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가족단위라 식사를 위해 이곳을 방문하였지만 내실에는 모임을 하는지 젊은 친구들이 시끌시끌 한 잔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긴 이곳의 분위기 자체가 인사동의 어느 국밥집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받아 충분히 같이 식사하고 싶은 분들과 반주를 한 잔 곁들여 만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식사를 다 마치고 마시는 감잎차는 식 전에 마신 감잎차와 다르게 자칫 더부룩할 수 있는 기름기를 제거해 주는 느낌의 커피대용이랄까. 식사 후에 잠시 나누는 이야기마저도 정겹다.

아이가 국밥 한 그릇을 뚝딱 다 비웠다고 칭찬을 해주시는데 왠지 내 어깨가 더 으쓱해진다. 이 집의 맛과 분위기 그리고 서비스라는 삼박자가 잘 어울려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나오는 길에 촬영한 건물 전면부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돋게 하는 듯하여 더욱 정겹다.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국밥집을 찾으신다면 제천에서 이 집을 적극 추천한다. 

- 본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인 이용후기로 위 식당과 어떠한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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