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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1

by 진짜짜장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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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1

지금 죽여야 하나? 아니면 살려둘까?

조조가 (혹은 진궁이 또는 장수가) 누군가에 대해 내적으로 따져보고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 이 어지러운 난세에 내가 지금 살려 두었을 때의 이득, 죽여야 하는 이유, 근본적으로 나의 목숨은 부지할 수 있는가? 이는 다만 삼국지에서만 풀이되는 것이 아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고 생각된다.

특별히 이 책은 삼국지의 내용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조조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삼국지에서 펼쳐지고 있는 사건들을 빌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심리학적 원인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하지만 분석이라고 거창하게 이야기할 것도 없는 것이 우리가 실제 살아가는데에서 맞닥뜨리는 삶의 태도에 고스란히 적용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총 4부의 구성으로 되어 있지만 그 구분의 의미가 모호할 뿐 그냥 따라가면서 읽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형상들과 대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인지부조화"

우리의 신념사이, 또는 신념과 실제로 보는 것 사이에 불일치나 비일관성이 발생할 때 생기는 현사아이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에 누구나 반사적으로 제거하려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인지부조화를 겪게 된다. 이솝우화의 여우와 포도의 이야기에서 보여주듯 불편함을 해소하고자하는 자기기만과 일종의 심리적 거짓말, 때로는 이것을 정당화하기도 하는 뻔뻔함 속에 우리는 조조의 내면을 통해 일반화된 심리학을 들여다볼 수 있다. 

특별히 설득에는 직접적인 방식과 간접적인 방식이 있다고 한다. 직접적인 방식은 체계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설득 방법이라면 간접적인 방식은 상대의 감정을 자극하기 쉬운 방향으로 설득하는 방법으로 감정적이고 빠른 설득을 이끌어 낸다. 여기에서는 전장에서 잡혀 온 여포의 생사여부에 있어 유비가 조조에게 던진 필살기(?) 덕분에 감정적인 방식으로 설득하여 여포가 처단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또 다른 사례로 1988년 미국대선에서 조지 부시가 승리한 것 역시 간접적 설득방식에 기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분석적으로 사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빠른 자극과 감정에 호소하여 쉽게 판단 내리게끔 하는 일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투표와 같은 굵직한 사건을 비롯해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광고나 '하더라'식의 말들이 인지체계의 특성상 보다 쉽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는가 생각해 보았다. 

또 하나 흥미로운 내용은 '투명도착각'이다. 일명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이 말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알 수 있으리라는 자기중심적인 착각이다. 이 책 초반부에서 조조는 동탁을 죽이려다가 실패하고 여포가 준비한 말을 타고 지레 도망치듯 성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유비가 조조에 의해 허도에 머물며 텃밭이나 가꾸며 후일을 도모하다가 조조의 한마디에 마음이 들킨 듯 화들짝 놀라 젓가락을 떨어뜨리는데 유비는 조조를 속인다. 이 두 상황에서 조조가 '투명도착각'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어쩌면 중요한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타인의 시선을 더 의식하거나, 정작 당사자는 별생각 없는데 혼자 이실직고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던 몇몇 일들이 생각났다. 어쩌면 인간의 본성과도 같은 느낌이지만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중요한 순간에 나에게 유리한 심리적 판단을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기타 여러가지 인물과 사건에 기인한 심리학적 정리가 재미있게 펼쳐지기 때문에 한번 읽고 간단히 개인적으로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하나의 제목에 따른 글 후미에 '심리학으로 들여다보기'가 있는데 이는 특별히 주제와 상관없이 살아가면서 기억할 만한 채근담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어 함께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책 전반의 구성에 있어 어느 정도 삼국지라는 책을 알고 당시의 사건과 그에 따른 인물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본다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중국작가의 글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라 약간의 오타와 문맥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현대 심리학을 난세의 간웅으로 불리는 조조를 빌어 해석하고자 한 시도가 매우 현실적이었고, 우리 삶에서 충분히 적용되는 내용들이기에 2권이 더욱 기대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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