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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안내서] 모두 당신의 몸입니다.

by 진짜짜장 2023.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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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나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일까?

 과연 그 마지막에 도달하는 의식체만을 나라고 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내 육체는 수많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그 세포로 구성된 기관들로 인해 지금의 내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들 중에는 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세포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도 분명 있을 것이고, 기관이 유지되기 위해 부산물로 생산되는 것도 그러할 것이다. 이 역시 모두 나의 몸이다. 그런데 나는 얼마나 불편하기도 한 나의 몸 구석구석을 이해하고 있을까? 여기 이 책 [인간 안내서]는 우리 몸이 유지되기 위해서 존재하는 다소 사소하고 보잘것없다고 인식되던 것들이 지금도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음을 일깨워주는 좋은 책이었다.  

 <차례>를 보니 정말 흥미진진하다. '콧물과 코딱지, 귀지, 고름, 설태, 발가락 사이 때' 같은 지저분하다고 치부하는 것들에서부터 '트림, 기침, 한숨, 방귀'와 같은 소리와 불쾌한 피부, 각종 털들과 각종 세균을 거쳐 느낄 수 있는 각가지 감각에 이르기까지 정말 간과하고 있던 내 몸의 사소한 부분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해당 본문 이외에도 아래와 같은 박스로 정리하여 미처 싣기 힘든 여분의 지식을 간단하게 기술한다. 그 지식 중에는 실험을 통한 결과도 제시하고 있어서 객관성을 더하고 있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용어나 정확한 수치는 가볍게 넘기더라도 그것들 만의 스토리를 전해 듣는 느낌 때문에 푹 빠져들 수 있었다. 마치 말 못 하는 각 기관이 자기 이야기 들어주기만을 바랬다는 듯, 속 시원히 알려주는 것 같았다. 

 사실 이 책을 접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면 사소한 신체 일부분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초등 학년 후반전을 앞두고 있는 우리 집 어린아이에게 어떻게 자연스럽게 남자·여자의 신체를 알려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때문이기도 하다. '4장 어색하고 곤란한 몸'에서는 젖꼭지와 생리, 키스에 대하여, 호두까기와 같은 내용이 대변, 소변, 배꼽, 꼬리, 엉덩이와 섞여 나와 신체의 생리적인 부분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의 목적이 성교육을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제에 대한 매우 제한된 내용만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노출도 나와 타인의 몸을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참고로 최근 가장 이슈로 떠오른 빈대를 비롯한 진드기, 머릿니와 몸니, 기생충 등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으니 직접 한번 확인해 보자. 책의 마지막은 비언어적 요소에 대한 탐구로 마무리한다. 이는 어느 한 사회에서만 적용되는 사례가 아닌 인류의 공통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어 이 또한 실생활에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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