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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무늬 상자] 도서 리뷰

by 진짜짜장 2023.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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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아!

은사리 폐가, 이다학교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울리는 용기 있는 행동의 시작 

 

 우리 집 어린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애들 키우면서 누구나 언젠간 그런 일을 겪게 되겠거니 했는데 이제 고작 1학년, 2학년인데. 아이들이 참 영악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원치 않게 피해자의 부모로서 아이의 당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속으로는 짜증도 나고,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는데 뭐라 아이에게 주문할 뾰족한 대안이 없어서 화가 났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니 그때 당시 더 사랑으로 지지해주지 못했던 게 후회가 된다. "너에게 피해를 입힌 아이들은 언젠간 그 대가를 반드시 받게 되어 있어, 살아가는 데는 과정이 더 중요한 거야."라는 말은 너무나 소극적인 행동이었다.

 

 주인공 벼리는 은사리 폐가로 이사를 오면서 그동안 그 집에 얽힌 물건들을 보게 된다. 특히 붉은 무늬 상자 안의 다이어리를 세나와 함께 읽으며 과거 강여울이란 여학생의 죽음이 모두의 방관에 의한 사건이며 거기에 유명배우 고현이 연루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집"과 "거짓 소문에 의한 왕따" 모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글의 주제는 "용기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내가 하는 일이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면 주변의 반응이 어떻든 태연하게 해 나갈 수 있는 게 진짜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에서 말하듯 용기이다. 거짓 소문에 대한 용기.

"말은 살아있는 것처럼 내 입도 눈도 마음도 막았다... 이야기란 자꾸만 자라기도 하는 거니까. 그 실체를 가리거나 왜곡되게 만들 수도 있는 거니까... 말은 단정하게 만들고 믿게 만들고 암묵적 합의를 하게 만들고 묵인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렇게 발 없는 말은 한 사람을 비롯한 당사자와 가족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말았다.

"결론이 난 건 없다. 책임지는 사람도 사과하는 사람도 없다... 모두 가담해야 모두 가담한 것이 아닌 게 되는 '묵계'같은 게 있어 보인다고 했다. 모두 가해자이기 때문에 어느 한 명을 가해자로 지목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다... 가해자는 있지만 특정할 수 없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가해자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 그래서 "몸이 아픈 것보다 더 아픈 것은 아이들의 시선" 것이다. 그리고 가해자는 "누구처럼 왜 이러냐고, 장난이라고, 장난이었다고, 친구사이에 장난도 못 치냐고, "와 같은 말을 늘어놓겠지.

 하지만 누군가는 용기를 내야 한다. "침묵하는 건 가해자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그렇게 마음의 감옥을 만들었겠지요... 내가 하는 일이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면 주변의 반응이 어떻든 태연하게 해 나갈 수 있는 게 진짜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용기를 내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작은 용기가 모여 악함을 이길 수 있기에.
"... 살아온 시간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라고... 모든 것이 필터링되는 시대. 결과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에 대한 검증도 중요한 시대라고 했다... 어쩌면 사는 건 자기만의 고유한 사연을 써 내려가며 쌓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배경이 되는 학교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가? 최근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 책인지는 사람 실종된 지 오래됐고, 고발하는 사람 또한 없다. 먹고살기 힘들다며 경제적인 논리에 모든 것을 맞추지 말자. 좋은 게 좋다고 그냥 어물쩍 넘어가는 세상, 무언가 이의를 제기하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냐며 사건의 본말을 흐리게 만드는 사회적 풍조.

아~ 

 우리는 사회의 소중한 일원이고, 모두가 다음세대의 양육자이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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