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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기행 2.] 도서리뷰

by 진짜짜장 2023.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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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눈물 속에 숨긴 발톱을 드러내다≫, ≪29. 난세에는 신의 보다 천하가 먼저다≫ 를 중심으로 

[삼국지기행 2.] 겉표지

저자의 삼국지기행의 여정은 '삼국지연의' 사건의 흐름을 좇아 이어지고 있다. 특별히 2권은 천하삼분지계의 형성과 그로 인한 사건과 인물들이 얽혀있는 도시를 답사하며 그 흥미로움을 더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문득 괴테의 이탈리아(로마) 기행을 떠올리게 된다. 이는 두보, 소동파 또는 육유와 같은 당대의 문장가들이 이곳에 오기를 고대했고, 실제 와서 느끼고 시를 지어 노래하면서 그 감동을 표현한 것을 책의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또한 당시는 쉽게 오가기 힘들었던 중국의 지리적인 거리감이 있었겠지만, 현재는 너무 (돈 되는) 관광지 조성에만 혈안이 되어있지는 않은가 싶은 정서적인 괴리감이 느껴진다. 역사적인 유적과 허구적인 유적을 구별하는 것은 둘째 치고라도, 그동안의 갖은 풍수해를 맞았음에도 버티고 있는 그동안의 유적을 어떻게 자연스레 유지하며 후대에게 자연스럽게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전해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계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중화사상과 만만디정신, 동북공정사업 등은 과거를 현대와 미래에 유리한 방식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지금의 잘못된 인식이리라. 또한  "중국인들은 현실적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있어 허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저자의 표현은 얼핏 말의 앞뒤가 안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부는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며, 나에게 득이 된다면 무엇이든 취사할 수 있다는 표현으로 어찌 보면 잘못된 믿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방통에 대한 부분은 더욱 비판적으로 삼국지를 읽어야 함을 볼 수 있다. 방통의 죽음으로부터 촉이 멸망의 길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마치 도미노와 같이 연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에서 복선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소설에서 극적으로 다뤄진 방통이 죽은 낙봉파와 혈분, 장비과 마초의 전승패 제방에서의 결투, 장비가 방통을 꾸짖기 위해 뇌양현을 찾아가는 일화,  마초가 가맹관을 공격한 것 그리고 관우의 양아들 관색과 (그의 처) 포삼낭의 무덤 모두 허구이다.

잘못된 아홉이 사실이라고 떠들면 진정한 하나는 묻혀 버리는 대중 심리의 활용, 그리고 이를 통한 정치적·역사적 공고화. 이는 비단 문학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삼국지연의」는 이 부분에서 최고(最古)이자 최선(最先)의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10년 전의 '소화고성'과 다시 찾은 '소화고성 및 가맹관'의 모습을 비교해 가며 당시 저자의 감정을 담담히 전하고 있다. 또한 비록 지면에는 짧게 다뤄졌지만 '마등묘'를 찾아 헤매는 과정은 잠시나마 허탈한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삼국지기행 2] 중 금우고도와 소화고성에 관한 부분

 책의 구성상 한 장은 '삼국지연의'에서의 사건과 이와 관련된 문학적 근거가 먼저 다뤄고 이어서 저자의 답사기를 보며 함께 유적지를 확인해 본다. 뒤이어 실제 삼국지의 허구와 진실을 가리며 한 장을 정리하는 내용을 끝으로 한 장이 끝나는데, 정리하는 글을 읽고 나면 앞서 나왔던 부분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정말 이 책은 삼국지에 푹 빠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귀한 책이다. 더불어 중국의 유적지 관리와 자의적인 역사해석에 대한 뜻을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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