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4월이고, 봄날이다. 그런데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들이 만개할 시기에 겨울이 부르지도 않은 커튼콜을 연거푸 외치고 있는 기분이다. 덕분에 큰 일교차나 황사, 미세먼지 그리고 강설에 그만 내 몸은 감기라는 덫에 걸려 차분히 이 시간을 돌아볼 기회를 얻었다. 마침 아이의 책상에 한 권의 책이 눈에 띈다. [작고 아름다운 아들러의 행복수업]이라고, 몇 장 넘기다 보니 지금 나에게 꼭 맞는 내용인 듯싶었다. 아이에게 며칠 대여하고 숨 고르며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정말 스펙터클한 전개나 통쾌함과는 거리가 멀다. 마치 채근담처럼 한 장 한 장 '아들러'가 '구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음미하며 나의 경험과 생각을 대비시켜 가면서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문득 나는 왜 유독 청소년을 위한 글에 큰 흥미를 갖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래 글의 내용 같이 오늘의 과제는 오늘 해결해야지 내일까지 끌고 가면 안 된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미성숙한 내 속의 자아를 아직까지 끌어안고 사는 것 같다. 그래서 아직 배움과 다듬어짐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늘 인식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습관과 관련된 문제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완벽한 인간은 존재할 수 없기에 끊임없이 자신의 위치를 인지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계속 신경 쓰고 산다는 것은 숨을 쉬는 평생에 걸쳐 배워야 할 삶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인생과 삶의 태도에 대해 처음 귀를 기울인 시간으로 되돌아가 지금의 다듬어가고 있는 나의 모습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대개는 누군가와 만남과 상담을 통해 변화되는 과정이지만 나의 경우는 이런 방법을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되기에 더욱 음미하며 그 의미를 가슴에 새기게 된다.
총 100개의 질문에 답하는 단순한 구성이지만 그 내용은 자못 진지하다. 나로부터 사회로까지 그 범위를 확산하여 살펴보고 있지만 정해진 형식은 없다. 집에서 부모님이 하는 말은 그냥 "잔소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제삼자가 해주는 이야기는 귀를 기울여 듣게 된다. 작던 크던 아이가 알았으면 하는 나 자신과 세상을 향한 바람을 '아들러'의 대답을 통해 듣는 것은 부모의 바람을 충족하듯 아이와의 공감을 키워 줄 것이다. 그래서 방대하다면 방대할 수 있는 의미들을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없기에 최소한 이 책에서 구획된 여섯 챕터에 맞게 일주일 정도 여유 있게 읽기를 권한다. 천천히 지금껏 살아온 나의 경험과 생각을 대비시켜다가 보면 차후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으리라.
구름은 곧 우리의 마음이다. 100개의 구름은 모두 다른 이름의 구름이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삽화는 이 책을 음미하는 또 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결국 행복에 이르기 위한 이들 100개의 구름은 매 순간순간 나를 만들어가고, 더 큰 자아와 사회의 일원으로서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도움을 준다. 그렇게 좀 더 솔직히 나를 마주할 용기를 갖아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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