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아이의 방학을 맞아 어떤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까 고민을 하다가 주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놀잇거리를 찾게 되었다. 날도 춥고 눈도 많이 내려서 감히 밖에 오래 나가 있을 엄두가 안 났던 것 같다. 약 한 달 전에 계획을 세우며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때 막 공연을 올릴 시기라 오후 4시 30분 공연 후 무대인사로 설민석 선생님이 나오신다고 해서 좋은 좌석이 남아 있을 때 냉큼 예매를 해두었다.
공연일 전까지 아이에게는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을 미리 읽혔다. 그리고 공연을 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보통 어린이 뮤지컬은 약간의 순수함을 감안하고 같이 보는 편인데 이 공연은 어른이 봐도 재미있었다. 진행자처럼 등장하는 평강공주와 설쌤, 역사에 백치미를 자랑하는 온달이 시간여행을 하며 보는 이들도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세종대왕과 퇴계 이황 선생 그리고 이순신 장군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은 다소 의아하기도 했지만 무대인사로 나오신 설민석 선생님의 '미니 역사 강의'를 듣고 나니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더 많은 아이들이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올바른 역사관을 형성하며 자라나기를 이 공연을 보면서 잠시나마 바라본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한 E.H Carr의 말처럼 역사는 지금도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래서 역사란 옛날 사람들이 살아온 그저 단순한 기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현실에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 것이며, 앞으로의 사회현상에 대해 나름의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올 겨울방학 좋은 공연 한 편으로 아이들의 생각이 변화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809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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